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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런, 괜찮으신가요? "

방 여안

한국

[ 여 | 164cm | 표준체중-2 | 18세 ]

빛이 들어오지 않을 것만 같은 흑색의 머리카락을 단정히 빗어내려 묶지 않은 채 그대로 두었다. 허리까지 내려오기에 그다지 짧다고 할 수 없는 길이임에도, 기이할 만큼 늘 차분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차분하게 내려오는 앞머리는 눈썹을 살짝 가리는 길이에서 그쳤고, 그 아래로 같은 색을 띠며 둥그런 선을 그리는 눈썹, 습관처럼 상냥하게 휘어진 눈꼬리와 새벽같이 번뜩이는 보라색 눈동자. 별 달리 특별해 보이는 구석이 없는 콧대, 자주 지어 보이는 미소로 끌어올리는 입술. 적당히 혈색이 돌아 창백한 낯은 아니지만, 바깥에 자주 외출하지 않은 듯 하얀 빛의 얼굴 위로 이목구비가 완전히 박혀 있었다. 모나지 않은 손 위로 자란 연분홍색의 손톱은 관리를 한 것처럼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평균보다 작은 것은 아니지만 우월하게 크다고는 할 수 없는 키에, 살이 잘 붙지 않는 체질 탓인지 크게 운동하지 않음에도 평균을 유지하는 몸이다. 현무 기숙사의 교복을 빠짐없이 정갈하게 갖추어 입었으며, 때타지 않은 검은 신발은 단정한 매무새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다. 제대로 팔을 꿰어 입지는 않았으나 걸치고 있는 두루마기는 그의 빈틈없는 성정을 엿보이게 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어디 하나 찌그러진 부분 없이 평범하게 말짱한 외모였다. 조금 특별한 구석이 있다면, 대충 보아도 상당한 호감형의 분위기를 가진 것. 옛날 그림에 나올 것처럼 묵으로 그린 그림 같은 외견을 갖고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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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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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msan_님의 커미션

[ 기숙사 ]

현무

[ 성격 ]

[ 다정함과 겸손함과 절제 ]

 "그렇군요. 실례가 아니라면, 조금 도와드려도 괜찮을까요?"

 

그는 예전부터 다정함이 몸에 스며 있는 사람이었다. 선뜻 남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성정을 가지고 있었으며 입가에 머무르는 미소는 그 행동을 더욱 선량하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가 있었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존댓말을 꼬박꼬박 붙여가며 대하는 행위 그대로 그는 사람에 귀천을 두는 법이 없었고, 상대방의 기분이 나빠지지 않도록 깊게 생각하고 말을 꺼내곤 했다. 날카로운 말일지라도 상대를 배려하는 뜻에서 나온 경우가 잦았고 누군가 그런 모습을 칭찬하기라도 하면 겸연쩍게 웃으며 ‘별것도 아닌걸요.’ 하며 가볍게 넘기고는 했다. 남에게는 관대하고 스스로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세우면서, 칭찬을 받을 만한 일을 해도 겸손한 얼굴로 두 손을 모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며 상대방의 일을 칭찬하는 경우가 잦았다. 조금 재미없다 싶을 정도로 얌전하게 구는 그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조용히 빛을 발하는 절제의 미덕을 발견할 수 있었으리라.

[ 조용하고, 차분함 ]

 "안녕하세요, 오늘도 좋은 아침이죠."

 

걸음을 옮길 때 소리가 나지 않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비단 물리적인 것만을 일컫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는 그만큼 묵중한 성정이었다. 말소리도 나긋나긋하여 조용했고, 사뿐사뿐한 걸음은 발소리가 쉬이 나지 않아 가끔은 인기척을 느끼기가 어려울 때도 있었다. 구태여 쓸 데 없는 말을 더하지 않는 경우가 잦았고, 대화할 시에도 나서서 이야기를 풀어내기보다는 다른 이의 말을 들어주며 침착한 얼굴로 제가 생각하기에 필요했던 말만 대꾸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어딘가의 조형물로 보일 정도로 한자리에 앉은 채 미동 없이 있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으며, 힘들지 않으냐고 물으면 전혀 모르겠다는 대꾸가 돌아올 정도로 돌 같은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의 점잖은 성격은 따스한 마음과 맞물려서 좋은 효과를 내고는 했는데, 개 중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타인의 고민 상담이나 자랑거리를 들어줄 대화 상대로는 퍽 안성맞춤이었다던가, 하는 것이었다.

 

[ 조금 엉뚱함 ]

"정말일까요? ...궁금하지 않으세요?"

 

남이 보기에 조금 특이한 생각을 하고는 했다. 보통의 사람들이 그렇게 여기지 않는 부분에서 콕 집어 의문을 제기한다든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아이디어를 꺼낸다든가, 이상한 곳에서 설레여 한다든가. 듣고 보면 죄다 영양가가 없는 이야기라서 배제당하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어쨌거나 듣도 보도 못한 소리를 자주 내뱉는 사람이었다. 함께 대화를 하다 보면 본디 주제로 삼았던 이야깃거리에서 나오기 힘든 생각이 튀어나올 적도 잦은데, 흐름이 마치 강에 흘려보낸 돛단배처럼 특이한 의식을 타고 가기도 했다. 비록 사고가 괴이한 방향으로 향하지마는, 듣다 보면 어딘가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효과도 있었다. 자세하게 들어보면 억지가 다분한 이야기긴 하지만. 언젠가 전혀 그런 소리를 할 것 같은 낯짝이 아닌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타박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그는 개인적인 견해는 생각으로만 묻어두는 게 좋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말로 내뱉지는 않더라도 아직 관리가 능숙지 않은 얼굴이 나 이상한 생각 하고 있어요, 하고 보여주기도 했다.

[ 발화점이 높은, 그러나 성질 있는 ]

"네, 알겠으니 이제 비켜주시겠어요."

 

가끔 그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겠다. 사람이 저렇게 잘 만든 로봇 같을 수가 있는가? 종종 터무니없는 말을 뱉을 때도 있었겠거니와 유별난 부분도 보이기에 조금 깬다 싶을 적도 있었겠지만, 그것이 그의 한 없이 깊고 유순한 태도를 보고 있자면 그런 모습은 사소한 것으로 보이기 마련이었다. 그는 인내심이 깊고 화내는 때가 아주 드물어서 가끔은 분노라는 감정을 잊고 해탈의 덕을 쌓은 무엇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나기는 정말로 힘들지만) 그의 바다 같아 보이던 참을성이 다 마르고 나면 더없이 차갑고 싸늘한 그의 성정을 마주할 수가 있다. 여전히 웃는 얼굴로 불필요한 말을 더하지 않는 입이 조곤조곤 얼음처럼 쌀쌀맞은 대답을 내놓기도 했고, 남을 절대 좌시하지 않던 그가 부드러운 몸짓으로 상대를 무시하고 지나가기도 했다. 웃는 사람이 화내면 무섭다던데, 의 카더라 소문을 대표하는 표본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니 (정말로 어지간하면 이런 일은 없겠지만) 그를 대하는 사람은 그의 선한 마음이 마르지 않도록 주의할 것.

[ 기타 ]

> 1월 27일생. 눈이 채 녹지 않은 겨울에 태어났다.

탄생화: 마가목   게으름을 모르는 마음

탄생목: 전나무   신비

탄생석: 암모라이트   과거의 추억

혈액형은 RH+O 이다.

> 방 씨 집안은 대대로 도사 가문이었다. 유서 깊고 땅이 생길 때부터 그러했다니 하는 정도의 깊은 의미는 아니지만, 대체로 명절에 모이는 가족들은 거의 도사였다는 것이다. 그는 그런 집의 막내딸로 태어난 존재였다. 세 살 터울의 언니를 가지고 있었고, 내로라하는 수준은 아닐지라도 꽤 정통한 도력의 소유자인 부모님을 두었다. 특별히 언니와는 사이가 돈독해서 자주 연락하는 편이라고 한다.

> 그러나 방 씨 집안은 도사임을 제쳐놓더라도 하나 꼽을 수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방 씨 가족이 종갓집이라는 점이었다. 2019년인 지금에 와서는 아들이니 딸이니 귀천을 가리지 않는다고야 하지만. 글쎄, 그가 명절일 적에는 조금 우울한 낯을 하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 온화한 성정 탓인지 발이 넓어 본가가 있는 마을에서 아는 사람이 대단히 많다. 아가씨라는 호칭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은 이유는 아마 여기서 비롯된 것 같다고. 집의 사용인들과 외출하던 어릴 적을 기억하던 사람들이 농담으로 그리 부르기 때문이었다. 그를 예뻐하는 탓에서 나온 행동들이었겠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데, 하며 난감하게 웃는 얼굴을 보면 그도 그 마을을 사랑한다는 것이 눈에 확연히 보이고는 했다.

> 화법

그는 공손한 어투의 존댓말을 사용했다. 집안에서부터 존댓말을 쓰도록 교육받아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밴 현상이었다. 극존칭과 존칭을 저 좋을 대로 섞어 말했는데, 그 구분이 명확한 것은 아니고, 단지 상대를 높여 부르는 것이다. 저보다 어린 상대나 같은 나이의 상대도 존중받을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공평하게 모두를 높여 일렀다. 앞서 말했듯 그는 귀천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었다. 해서 편하게 말하라고 해주어도 존댓말이 더 편하다며 깔끔하고 상냥한 거절을 붙인다. 위로나 간단한 상담에 대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대가 되지만, 담화 상대가 되었을 때는 얘기가 조금 달라지기도 한다. 그가 의도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아주 가끔 엉뚱한 면모가 발휘되어 때때로 황당할 때도 있고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이 맞는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가끔 사교성이 떨어지는 기분이 들긴 하지만, 상대의 기분을 생각해주려고 노력하므로 감안한다면 이때에도 나쁘지 않은 대화 상대가 된다.

>버릇

유과나 약과 따위의 간식거리를 들고 다니며 나눠주는 행동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이 행동이 유래된 정확한 이유나 동기는 알 수 없으나, 가장 타당한 추측을 해보자면 아무래도 학교에 오기 전 집 바깥 산책하러 나갈 때 어린아이들을 만나면 나눠주던 행동이 버릇으로까지 발전한 듯. 아이들이 웃는 얼굴을 보자면 그도 흐물흐물하게 웃고는 했는데, 다른 타인들을 아이처럼 대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그렇게 하면 마음이 따스해진다나 뭐라나. 어쨌든 얼렁뚱땅한 이유기는 해도, 그의 주머니에는 간식거리가 마를 날이 없었다.

> 호불호

무르고 따스한 성정으로 보면 유추할 수 있듯이, 선호와 비선호를 굳이 크게 가리지 않는 편이었다. 따지자면 비선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대체로 모두가 꺼려하는 벌레 같은 종류의 비선호가 아니고서야 그는 싫어하는 것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굳이 좋은 것을 꼽아보라고 하면 아주 오랜 시간을 고민할 것이고, 그 고민한 시간이 무색하게도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올 것. 하지만 그를 잘 관찰해보면 유독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집에서 키우는 난초와 아직 새끼 강아지인 진돗개 얘기를 할 때라던가, 조금 우중충하게 비가 내리는 날씨를 좋아하는 듯 했다. 비오는 날에 창가 앞에 앉아서 독서하는 것을 즐기는 편.

> 학교생활

그는 대대로 도사를 배출했던 집안답게 들은 것이 많아서인지 이론상으로는 곧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잦았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훈장님께 여쭤보고 모르는 것은 찾아가며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해서 글공부만 따지자면 우수한 면모가 엿보인다고 할 수 있겠으나, 사람 일이 쉽지만은 않은 법. 그는 유독 실전에는 그리 능통하지 못한지라서, 책이나 붓을 붙들고 골머리를 앓는 낯을 자주 볼 수 있기도 했다. 백두대간도술고등학교를 다닌 이후의 그에게 있어 성실하고 꾸준하며 좋은 성적을 내는 학교 생활에 대한 위기는 꽤 자주 찾아왔기 때문에, 혹시 요즘의 고민이 있냐고 묻는다면 아무래도 학업에 관련된 일이 아닐까요, 하고 웃으며 대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 부지런한 생활습관 

태생적으로 잠이 많은 체질이었다. 잘 자지 못하면 얼굴에 피로한 안색이 숨김없이 드러나는 데다가, 잘 잤다고 해도 낮잠을 꼭 자는 걸 보면 어지간히 수면시간이 긴 게 아닌 것 같다고. 그는 졸릴 때가 자주 있어 익숙해진 탓인지, 잠이 올 때마다 인상을 찡그리고 미간을 문지르며 불만을 호소하지만 깨어나려는 시도가 매번 수포로 돌아간다는 모양이었다. 수업시간에도 졸릴 때면 수마에 대한 반항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노력하는 편이지만, 곧잘 꾸벅꾸벅 조는 걸 보면 본인의 의지보다 천성이 더 강하게 작용한 듯 하다. 그래서 그는 일찍 잠에 들지만 기묘하게도 늦게 일어나는 편이기도 했다. 사실 유순해보이는 인상과 별로 다를 것 없는 생활 패턴이라서 다들 그러려니 하기도 한다.

> 소지품

 진한 보라색 바탕에 하얀 백합꽃들이 모양 좋게 피어있는 손수건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 쓰는 경우를 자주 본 것 같은데 매번 똑같은 디자인인 것으로 보아서 아마 같은 손수건이 여러 개 있는 듯. 섬유유연제 향이 난다.

달달한 냄새를 풍기는 약과나 유과 따위의 간식거리. 특별히 선물받아 들고다니는 디저트가 아니고서야 한과에서 크게 벗어나는 경우는 없다. 자기가 먹는 용도라기보다는 선물하는 용도로 자주 쓰인다.

> 기타

일정표같은 다이어리를 자주 쓰는 편이다. 하루에 대한 간단한 자기반성까지 훌륭하게 해내는 편.

손재주가 없고 서툴다. 바느질은 하다가 손에 찔리고, 뜨개질은 코가 다 늘어나고, 과일 깎기는 깎는 게 반이고 남아 있는 것이 반인데다가 하물며 귤껍질 까기 조차도 조금 서투르다. 지적하면 민망한 낯을 하며 해본 적이 잘 없어서 그래요, 하고 변명하고는 한다. 하지만 바느질은 언니의 취미여서 그도 옆에서 자주 해보았을텐데, 그렇지만 그의 실력이..., 썩 좋지 못한 것은 왜일까?

그의 붓(신물)은 그를 닮아 아주 단정하고 단아한 편이다. 검은 필관이 우아하고 광택있게 뻗어있었으며 붓을 휘두를 때마다 조금 신비로운 듯한 보라색에서 청색이 감도는 것이 눈에 띄었다. 하얀 초가리는 때가 타지 않고 거칠어진 모양새 없이 부드러워 보이는 게 특징이었다.

[ 선관 유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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